전화로 스펠링을 불러줄 때마다 "네? 뭐라고요?"를 듣는 이유
이메일 주소를 한 글자씩 또박또박 불러줘도 상대방이 계속 되묻는 경험, 다들 있을 겁니다. 대부분은 발음이 틀려서가 아니라, 알파벳 이름과 그 알파벳이 단어 속에서 내는 소리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시스템, 그런데 학교에서는 하나만 가르친다
파닉스는 B가 /b/, M이 /m/이라고 가르칩니다. 이건 단어를 읽을 때 쓰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전화로 "제 이름은 B-R-O-W-N입니다"라고 말할 때는 이 소리를 쓰는 게 아닙니다. 그 글자의 이름을 말하는 겁니다. B의 이름은 /biː/이지 /b/가 아닙니다. 26개 알파벳 모두 각자의 이름이 있고, 그중 몇몇은 생각과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모음은 쉽습니다
A, E, I, O, U의 이름은 각각 /eɪ/, /iː/, /aɪ/, /əʊ/, /juː/ — 알파벳 노래에서 이미 익숙한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틀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음에서 위험한 건 '운이 맞는 그룹'
B /biː/, C /siː/, D /diː/, E /iː/, G /dʒiː/, P /piː/, T /tiː/, V /viː/, 그리고 미국식 Z /ziː/ — 이 글자들은 전부 /iː/로 운이 맞습니다. 구분되는 건 오직 맨 앞 자음뿐이라, 통화 음질이 나쁘거나 첫 자음이 살짝만 뭉개져도 B가 D로, P가 T로 들립니다. 콜센터에서 "B as in boy"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이 그룹 자체가 구조적으로 헷갈리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짝, G와 J
G의 이름은 /dʒiː/, J의 이름은 /dʒeɪ/ — 첫소리 /dʒ/는 완전히 같고, 뒤에 오는 모음만 다릅니다. 이메일 주소를 불러줄 때 실수가 가장 많이 나는 지점입니다.
생김새와 다르게 읽히는 이름들
- H의 이름은 /eɪtʃ/("에이치")입니다. 자세히 보면 앞에 /h/ 소리가 전혀 없습니다. /h/를 대표하는 글자인데 정작 자기 이름을 말할 때는 /h/를 쓰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h/를 붙여 "헤이치"라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 W의 이름은 /ˈdʌbljuː/, 말 그대로 "double U(두 개의 U)"입니다 — "double V"가 아닙니다.
- Y의 이름은 /waɪ/, 의문사 why와 완전히 같은 소리입니다.
- Q의 이름은 /kjuː/, cue나 queue와 같습니다.
알파벳에도 미국식·영국식 차이가 있다
Z는 알파벳 안에서 가장 큰 미영 차이입니다. 미국식은 /ziː/("지"), 영국식은 /zɛd/("젯")입니다. 미국 드라마와 영국 교재를 섞어서 배웠다면 자신도 모르게 둘 다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틀린 건 아니지만, 한 대화 안에서는 한 가지로 통일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전화 통화에서 실제로 효과 있는 방법
26개 이름을 외우는 건 첫걸음일 뿐입니다. 원어민들이 헷갈리기 쉬운 글자 앞에서 실제로 하는 건 "V as in Victor"처럼 예시 단어를 붙이는 것입니다. 이건 예의상 덧붙이는 말이 아니라, 발음 체계의 실제 빈틈을 메우는 표준적인 방법이니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됩니다.
특정 알파벳이나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발음되는지 확실치 않다면? PHONO는 카메라로 영어 텍스트를 비추면 단어마다 IPA를 표시하고, 미국식·영국식 발음을 바로 비교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