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ed 가 왜 한 음절일까 — 영어 자음군(consonant cluster)의 원리
단어를 수천 개 외우고 발음기호까지 확인했는데도, 막상 말하려고 하면 단어 끝에 없던 음절이 자꾸 하나 더 붙습니다. asked 는 "애스크드으"가 되고, texts 는 "텍스트스으"가 됩니다. 한 음절짜리 단어가 세 음절처럼 들리는 것이죠.
문제는 발음이 틀려서가 아니라, 원래 붙어 있어야 할 자음과 자음 사이에 없던 모음을 끼워 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도 자음이 저렇게 겹쳐서 끝나는 걸 허용하지 않습니다
한국어 음절은 받침이 하나(또는 겹받침 하나)로 끝나는 구조라, 영어처럼 자음이 서너 개씩 줄줄이 이어지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화자의 귀도 영어 자음군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그 사이사이에 모음을 끼워 "쪼개려는" 습관이 생기는데, 특히 단어 끝에서 이런 현상이 심합니다. 영어는 그 부분에서 한국어보다 훨씬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영어에서는 한 음절의 시작이나 끝에 자음이 서너 개까지 연속으로 올 수 있고, 그 사이에는 어떤 모음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실제 단어로, 자음이 얼마나 빽빽하게 붙는지 확인해 보기
- asked /ɑːskt/ (영) /æskt/ (미) — 한 음절, s-k-t 로 끝남
- texts /teksts/ — 한 음절, k-s-t-s 로 끝남
- desks /desks/ — s-k-s 로 끝남
- world /wɜːld/ — r-l-d 로 끝남
- months /mʌnθs/ — n-θ-s 로 끝남
- sixth /sɪksθ/ — k-s-θ 로 끝남
- next /nekst/ — k-s-t 로 끝남
- strike /straɪk/ — s-t-r 로 시작, 여기도 그 사이에 모음 없음
전부 한 음절입니다. 귀가 아무리 그 사이에 모음이 있다고 느껴도, 실제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연습법: 자음 사이에서 입을 다시 열지 않기
자음군에서 마지막 자음을 제외하면, 앞선 자음들은 완전히 터뜨린 뒤 다음 자음으로 넘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desks 를 예로 들면, 먼저 desk 를 발음하고, 혀끝을 입천장에 붙인 채로 /k/ 를 막아둔 상태에서 그대로 숨을 /s/ 쪽으로 흘려보냅니다. k 와 s 는 하나의 이어진 날숨 안에서 일어나며, 그 사이에 모음이 생겨날 틈 자체가 없습니다.
거꾸로 연습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자음군을 천천히, 과장해서 발음하면서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입을 다시 열고 싶어지는지 느껴보고, 그 지점을 아예 없애버리는 겁니다 — 앞 자음의 끝을 다음 자음의 시작으로 곧바로 미끄러뜨리듯 이어가면 됩니다.
이 현상은 단어 끝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단어 시작과 달리 마지막 자음을 데려가 줄 다음 음절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단어를 따로 읽을 땐 괜찮다가도, 문장 속에 들어가면 습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음군을 어떻게 이어야 할지, 혹시 몰래 음절을 하나 더 붙이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면? PHONO 는 카메라로 영어 텍스트를 비추면 단어마다 IPA 를 표시하고, 영국·미국 발음을 비교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